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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09.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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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을 구해서 안도했지만 사실 이 방은 직접 보지도 않고 계약하기로 한 것이었다. 원래 방은 무조건 보고 나서 결정하는 것이 인지상정이거늘.... 너무 급했던 나머지 사진 한 장 그리고 집주인님의 카톡만 보고 맘에 쏙 든다는 착각에 빠져 바로 계약하겠다고 해버렸다. 화요일인 오늘이 정식으로 집을 보러 가는 날이었다. 집주인 인진 누나가 집 보러 오는 김에 점심도 같이 하자고 해서 흔쾌히 응했다. 메뉴는 김치찌개와 총각무 그리고 생오이였다. 솔직히 조촐했다고 생각했는데 장기간 스페인에서 생활하셨으니 고향 생각에 김치만 있어도 밥이 술술 넘어갈 것이란 추측 하에 나도 맛잇게 먹었다. 묵은지 말고 생지를 좋아하는 나도 오랜만에 먹는 김치여서 그런지 잘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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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집과 방을 직접 본 소감은 "계약하길 너무나도 잘했다!!!!!"였다. 일단 지난 포스팅에 썼듯 내가 원하는 조건 중에서 20대 혹은 대학생이라는 조건을 제외하고는 모든 것을 충족하는 방이다. 사이즈, 가구, 청결도, 화장실 개수는 물론이고 심지어 위치 및 주변 편의시설까지 뭐 하나 빠지는게 없다. 내 초기 예산인 350유로를 초과하는 400유로짜리 방이긴 하지만 400유로 월세 그리고 입주 전까지 200유로라는 민박값이 아깝지 않을 정도였다. 대박인건 인진 누나가 무슨 천사 마냥 이것저것 다 챙겨주고 뭔가 앞으로 교환학생 삶이 순탄할 것 같다는 느낌을 준다는 것이었다. 이불이나 전기장판 같은 것도 챙겨준다고 하고 밥솥도 허락 맡고 사용 가능하다고 그러고 시간만 맞으면 같이 델레도 공부할 수 있을 것 같다. 딱 주의할 점이 하나 있다면 현관 열쇠를 절대로 무슨 일이 있더라도 잃어버리면 안된다는 것이다. 몰랐던 사실 중 하나였는데, 이 건물의 현관은 시에서 특수 제작해준 것이고 열쇠는 허가증을 보유한 사람만이 복사할 수 있어서 건물주가 아닌 이상 돈을 얼마는 주든 간에 복사는 불가하고 만약 현관 열쇠를 다 잃어버리는 경우는 아예 엄청난 돈을 들여서 특수 제작 현관을 새로 바꾸고 모든 세입자에게 각각 키를 줘야하는 대공사가 벌어진다고 한다. 덤벙대고 물건을 잘 잃어버리는 나에게 큰 걱정거리이긴 하다.... 설마.... 그러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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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게 방 구경하고 담소도 나눈 뒤에는 다음날 있을 어학원 준비물을 사기 위해 문구점을 가기로 했다. 인진 누나가 까딸루냐 광장에 있는 FNAC을 추천해줬다. 가는 길에 까딸루냐 광장 사진을 좀 찍었다.
다른 블로거들처럼 멋드러지게 사진 찍고 거기서 더 편집해서 올리고 싶은데 귀찮기도 하고 그냥 일상적인 산책길이었으니 사진은 다음에 더 이쁘게 찍는걸로...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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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AC는 내 예상과는 다른 곳이었다. 나는 그냥 어학원에서 공부할 공책류 그리고 맘에 드는 필통이 있다면 하나 사려고 했던건데 뭔가 FNAC은 핫트랙스에서 고급진 문구류, 몰스킨 등만 모아놓은 곳인 것 같았다. 가격대도 역시나 내 예상 밖.... 그래서 인터넷으로 다이소 같은 곳을 검색하게 되었고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었다.
1. Flying Tiger = 일본에서도 봤었는데 스페인에서는 고급진 물품들을 값싼 가격에 다이소처럼 제공한다고 한다. 지점도 엄청나게 많아서 까딸루냐 광장 근처에서만 3개 정도 본 것 같다. 그리고 결국 공책도 여기서 샀다!
2. ALE-HOP = 여기는 다이소처럼 모든 잡화가 다 있다기보다는 좀 더 선물가게에 가까운?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19금 물품들도 있어서 신기했다ㅎㅎ
3. LUSH COSMETICS = 스페인 러쉬가 영국 러쉬보다 싸댔는데 참트루ㅠ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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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튼 물건 살 것도 다 사고 집에 돌아올 때는 처음으로 버스(버스가 처음은 아니지만 귀갓길에 버스를 탄 거, 그리고 30분 이상 버스탄거는 처음이니까!)를 탔다. 바르셀로나 버스는 신기하게도 역방향 의자도 있어서 역방향으로 타니 뭔가 재미도 쏠쏠했다. 그런데 뭔가 민박집에 계시는 다른 투숙객 분이 나에게 말걸고 나와 연락처를 나누려고 하시는 것 같은데 뭔가 좀 불편..... 뭐 며칠 지나고 나서도 계속 그러시면 선을 긋던데 해야겠다. 사정은 딱한 것 같긴하나 그렇다고 내가 그 분을 엄청 신경 써줄 겨를이 있는 건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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