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celona/Barcelona Travel

[바르셀로나 교환학생] 첫 여행, Costa Brava

Maanuel 2017. 9. 11. 08:02

11. 09.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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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에 와서 처음으로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여행을 가게 된 것도 엄청 이상한 방식으로 가게 되었다. 여행을 가게 된다면 룸메이트나 아니면 여기서 만난 한국 친구들 혹은 ESN 버디 프로그램에서 가는 여행이 주된 방식일 줄 알았는데 첫 여행을 무슨 페이스북 페이지에 운영하는 패키지 같은걸로 갔다. ESN 웰커밍데이에서 만난 친구들이 왓츠앱 톡방을 팠는데 거기에서 한 친구가 페이스북 페이지를 링크해주면서 가자고 한다. 나도 살짝 간보다가 몇 명이 가는 것 같길래 나도 얼른 표를 구매했다. 요상한 방식이지만 친구들도 있고 새로운 거에는 도전하는거야!라는 생각을 가지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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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여행 전날 나름 ESN에서 친하다고 생각한 애들이 운영 측으로부터 매진으로 인해 부득이하게 이들의 티켓 구매가 취소됐다고 전달해왔다. 결국 진짜로 같이 가게 된 친구들은 별로 안 친한 남자 둘과 여자 애들 여럿... 그리고 못 가게 된 친구들은 그들 나름의 당일치기 여행을 계획했다. 일로 얼른 갈아타고 싶었지만 구매한 여행이 취소 및 환불도 불가했고 또 수영이가 가면 또 친구들 사귈 수 있을거라고 독려해줘서 가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당장 버스에서 같이 앉을 친구도 없고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에 마음이 너무 싱숭생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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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모임 장소에 도착했고, 일단 아는 얼굴들 사이에 껴서 인사를 나눴다. 그리고 버스를 타야하는데 이게 무슨 날벼락인지 나 포함 인원이 홀수였고 친목 정도로 보면 내가 혼자 앉게 될 것이 명백해졌다. 그래도 뭐 괜찮아 라고 다독이며 철판 깔고 다른 혼자 앉은 사람 물색하며 앉았는데 이 친구는 세 명의 일행 중 하나였고 짝이 안 맞아서 혼자 앉게 된건데 나는 이들 틈에 합류하며 대화를 나눴다. 다 이탈리아에서 온 친구들인데 원래 아는 사이는 아니고 이들도 오늘 만났다고 한다. (왜 때문에 한국인은 커녕 동양인이 보이지도 않는 것이냐....ㅠ) 이들도 담소를 좀 나누다가 여행 시작이 너무 일찍이라 잠이 쏟아져서 2시간의 숙면을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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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해서 첫 도착한 곳은 Empuriabrava라는 생소한 이름의 장소인데 들어보니 바르셀로나의 베니스라고 불리는 곳이라고 한다. 여기서 보트 체험을 한다. 이 때도 또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될까 걱정했다. 한 보트에 7명 정도 탈 수 있다는데 아까 맨 처음에 아는 얼굴 사이에 있을 때 9명 정도였는데..... 그런데 이 때 버스에서 같이 앉았던 이탈리아 친구들이 함께 타자고 해서 이들이랑 원래 알고 있던 까를로스와 에디가 함께 보트에 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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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은 요 정도다. 해가 쨍쨍한 날씨였다면 진짜 이뻤을 것 같은데 날씨가 구려서 그냥저냥한 보트 체험이었다. 보트도 뭔가 제대로 운전하고 이런게 아니라 핸들만 벽에 박지 않도록 잘 붙들고 있으면 되는 거였다. 이 동네는 마을 사람들이 다 자가용처럼 보트를 하나씩 소유하고 있는 듯했다. 배를 타고 다니며 마을 사람들 사는 모습도 보고, 물가에서 한가롭게 책 읽는 여유로운 아주머니를 보니 부러움이 살짝 들었는데 뭐 여기는 평생 살기보다는 여름에 휴가 오는 정도로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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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트에서 내린 다음은 2시간의 자유 시간이었다. 일행들이랑 Pajitas Mexicanas를 먹었다. 닭고기랑 야채 볶은거를 또띠야에 소스랑 같이 넣어서 싸먹는? 멕시코식 쌈요리다. 그리고 나서는 바다에 가서 사진 몇 장 찍었다. 역시나 날씨가 구린게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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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puriabrava 일정을 마치고 1시간 정도 버스를 더 타고 Cadaquéz로 넘어갔는데 이제는 날씨가 우중충한게 아니라 장대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정말 나는 Costa Brava가 아니라 Tarragona 간다는 친구들 여행에 합류했어야 했다..... 우산도 없고 친구들도 우산 없는데 일단 버스에서는 내려야 하니까 같이 비 맞으며 가장 가까이에 있는 카페에 들어가서 겁나 맛대가리 없는 츄로스를 먹었다. 그냥 정말 밀가루에 설탕 뿌린 내가 싫어하는 꽈배기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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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그쳐서 몇 장 찍으러 나갔다 왔다. 그리고서 여행 일정이 모두 끝났다. 뭔가 허무한 듯하면서 그래도 25유로 치고는 나쁘지 않다라는 생각도 들었다.